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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손님이 오면 친절해져보세요. 그런데 너무 가까우시면 안돼요.

사장님. 이기세요!

by 심스토리_로컬브랜드마케터 2022. 4.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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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즈폼.

1) ​친절한 사람이 되세요. 힘들면 연기라도 하세요.


저번 시간에는 '거리에 매장을 열거면 로컬을 먼저 잡아라.'라고 말씀드렸어요. 로컬은 도보나 차량을 통해 매장에 직접 방문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총칭한 것입니다. , 로컬의 마음을 잡으려면 뭐부터 해야 할까요?

제 경험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네요. 제가 오픈 이벤트를 하러 나갔을 때, 잘 되는 집들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접객이 친절하다는 것이었죠. 친절한 접객이란 무엇일까요? 큰 소리로 인사하고 90도로 허리 굽히기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동작이 크고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친절한 접객은 아니니까요. 애티튜드는 TPO에 따라가는 거예요. 파인다이닝이나 호텔에서는 젠틀하고 프라이빗한 감성을 살리는 목소리가 필요하고, 잦은 주문이 이뤄지는 무한리필 고기 집에서는 크고 확실한 목소리가 필요하겠죠. 장소마다 어울리는 접객이 다릅니다. 장소마다 고객의 니즈가 다르니까요.

 

, 고객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야 친절한 접객이 완성되는 겁니다. 우리는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할 때, 눈을 보고 이야기하고 상대가 행동을 취하면 맞장구를 칩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아이컨택과 리액션은 상대를 존중하는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다면 스마일입니다. :)

사장님. 방문한 사람들 보면 좀 웃어보세요. 평생 웃어본 적 없어도 괜찮답니다. 입꼬리라도 슬 올려보세요. , 얼굴 근육부터 풀어보자고요! 세상을 살면서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미소가 더 효과적일 때가 많았습니다. 박장대소하거나 파안대소할 필요까진 없어요.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웃는 겁니다.

미소는 비단 손님들을 상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멘탈 케어에도 도움이 되요. 사장님이 초조함을 드러내면 직원들도 초조해지고, 사장님이 화를 드러내면 직원들이 피곤해진다는 것. 기억해두세요.

은은한 미소를 항상 품는 것이야말로. 사장님이 매장을 위해 맞을 수 있는 최고의 예방주사입니다.

 

쇼 비즈니스를 위해 직접 똥지게를 짊어진 세종. 출처 : 뿌리 깊은 나무.

2) 직원들에게 접객을 시키기에 앞서, 모범을 보입시다. (a.k.a ‘쇼 비즈니스’)


사장님이 웃어야 직원들도 웃습니다. 사장님이 백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시켜 봐도, 직접 하시지 않으면 직원들은 눈치 보면서 안합니다. 좋은 예시이자 교보재가 되어보세요.

혹시 심스토리 선정 최고의 사극 드라마인 <뿌리 깊은 나무> 보셨나요? 극중 한석규님이 성년의 세종대왕을 연기했는데요. 만인지상인 세종대왕님이 직접 인분이 담긴 지게를 짊어지고 농작물에 인분 뿌리는 장면이 나와요. 정무 보느라 바쁜 일국의 왕이 왜 손수 인분을 뿌렸을까요? 그렇게 쇼라도 해야 관리들이 '인분과 농작물 생산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를 올릴 거라는 걸 아시는 거죠. 일종의 보여주기 식행정. 전시행정을 한 건데요. 보통 전시행정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품은 단어죠. 따라서 전시행정 대신 쇼 비즈니스라는 단어를 써보겠습니다.

 

매장 운영하실 땐 직접 접객의 모범을 보여주세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더 좋다. 이걸 명심하면서 말입니다. 꾸준히 모범을 보이면 사장님에게 감화된 직원이 생길 겁니다. 그때부터 그 직원을 매니저로 채용해 모범을 보이도록 하는 겁니다. 물론 매니저가 된 직원이 사장님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시켜야할 겁니다. 인간은 본인의 일에도 게을러지는 경향이 있는데, 남의 일을 맡아서 하게 된다면 그 경향성은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사장님이 먼저 해답을 제시해주셔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사장님 매장의 고객 분들이 어떤 접객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겠죠. 백반집의 손님은 푸짐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필요로 할 것이고, 영어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는 영어실력의 향상과 친구를 사귀고 오길 바랄 것이며, 에스테틱 매장에 방문한다면 지금보다 아름답고 매끈한 피부를 만들고 싶겠죠.

손님은 매장에 생각 없이 물건을 사러오고, 재화를 교환하러오는 게 아닙니다. 손님들은 사장님의 생각보다 몇 배는 더 깐깐합니다. 다녀간 손님들이 불평하지 않으셨다고요? 사장님이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일 수도 있죠. 하지만 속으로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죠.

 

로컬 상권부터 잡기 위해서는 얼굴에서부터 친절함이 묻어 나와야합니다. 몸이 뻣뻣해지고 얼굴이 마비된 것처럼 굳어도 한 번 쇼를 해보세요. 쇼 비즈니스는 사장님. 이기세요!’의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보여주기를 놓치지 않으시되, 명료하게 보이는 진심을 담아주세요. '내 매장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객 분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가치를 얻어 가면 좋겠다.'면 충분합니다. 이 두 문장의 진심을 섞으며 사람을 대하다보면 가 습관이 되고 진실이 됩니다.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대왕의 대사를 끝으로, 이번 단락 마치겠습니다.

내가 똥지게를 짊어졌으니, 내일이면 팔도의 관아에서 보고가 벌떼처럼 올라 올 거다!”

 

 

친절함에도 거리감이 필요하다.

3) 그렇다고 너무 가까운 접객은 곤란합니다.


이제 자연스러운 친절함을 표현할 수 있게 되셨군요. 심화 단계로 넘어가볼까요. 사장님의 꾸준한 접객과 퀄리티 있는 서비스를 통해 단골들이 생겨났습니다. 일단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사장님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하나 생겨났군요. 단골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요?

단골손님을 친절하게 대해야한다는 건 알지만, 그 기준을 정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느 정도 친해지면 허물없이 이야기하기도 하고, 경어 대신에 평어를 쓰기도 하잖아요? ‘가끔은 좀 편하게 대해도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불편한 게 편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문장인데요. 21세기는 특히 프라이빗한 공간과 감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얻어가고 싶은 가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와 대등한 관계가 되면 감정을 소비해야합니다. 서비스업은 감정노동이라고도 부르잖아요? 현대사회에서는 감정 또한 재화의 일부처럼 교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장님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돈을 지불했는데, 또 감정을 지불하고 싶으신지요? 대부분의 젊은 소비자층은 서비스업에 종사하죠. 우리는 재화를 벌기 위해 일하지, 재화를 쓰기 위해 일하지는 않습니다.

이거는 제가 정해드리겠습니다. 손님들에게 거리를 두시고, 존대하고, 어려워하세요. 격의 없이 친하게 대하다가 선을 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손님은 사장님이 선을 두는 접객을 해왔기 때문에 단골이 된 것입니다.

 

접객은 친절해야하는데 거리는 둬야하고, 손님을 어려워해야하며 선은 잘 지켜야한다. 들으면 들으실수록 어떤 것이 친절한 접객인지 헷갈리실 겁니다.

저를 포함한 이벤트업의 종사자들은 보통 매번 새로운 곳으로 오픈행사에 나갑니다. 키다리 타고 네다섯 시간 일하다가 내려오면 일일 스케줄이 종료되죠. 그리고 새로운 사장님들과 손님을 만나러갑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땐 기본적으로 깍듯한 매너를 갖춥니다. 오늘 농장에서 딴 푸릇푸릇한 양상추처럼, 접객은 언제나 신선해야합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바로 역지사지의 방법입니다. 사장님이 처음 보는 매장에 찾아갔다고 생각해봅시다. 매장이 보여주는 가치와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럴 경우, 사적인 것을 물어오고 귀찮은 말을 늘어놓는 매장에 정이 갈까요. 아니면 처음의 깍듯한 매너를 지키는 매장에 정이 갈까요?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장과 손님의 관계성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장님이 지갑을 열어줄 순 없으니,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옳겠죠. 신제품이 나오면 샘플이라도 따로 챙겨드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되네요.

자주 찾아오는 손님에게 내적 친밀감이 쌓일 순 있습니다. 내적 친밀감은 말 그대로 내적 친밀감입니다. 속아서 겉으로 표현하지 말고 속으로만 쌓아주세요.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되, 손님이 말을 걸어오기 전에는 먼저 말 걸지 마세요. 대신 손님이 먼저 말을 걸면, 최대한 친절하게 답해주세요. 매장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클레임을 줄일 수 있는 접객 방침입니다.

 

우리 중에 첩자가 한 명 있는 것 같은데... 출처 : https://m.notepet.co.kr/news/article/article_view/?idx=21601

4) 캣타워를 지키는 집사가 되세요.


접객은 일정 부분 고양이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세요. 손님이 먼저 "집사. 날 키워라 냥."하기 전까진 자주 왔다고 해서 친분을 과시하진 맙시다. 분명 다신 안 오실 거니까요.3번 단락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21세기는 퍼블릭한 공간에서 프라이빗한 자유를 즐기길 원하는 사람들이 절대적 다수입니다.

독립적인 고양이형 인간들은 손 타는 걸 싫어하고,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하고 잘 방목하면 단골이 되는 유형들입니다. 깍듯한 매너와 요구사항만 들어주세요. 사람을 보면 좋아하는 강아지형 인간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친구랑 같이 와서 수다 떠는 걸 더 좋아하겠죠. 사장님이 손님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개중에는 다른 손님들보다 가까워지는 특별한 손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사장님을 아는 척한다고 해서, 또 너무 말씀 늘어놓진 마세요! 사람들은 내가 70%의 대화를 이끌고, 타인이 30%의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완벽한 대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손님의 말에 리액션만 푸짐하게 해도 30% 충분히 넘습니다. 진심어린 감정을 실어서 맞장구만 치주는 게 베스트입니다. 그런 식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심리에서 직원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우도 많고요.

 

진짜 대화는 집에 오거나 친구를 만났을 때 하는 겁니다. 돈이 오가는 관계에서는 대화 또한 재화로 산정됩니다. 슬프지만 사실입니다. 사장님께서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국민신사 곽철용 선생님의 말씀처럼, 언제나 신사답게 행동하셔야합니다. 출처 : https://instablank.com/jjalbangview/%ED%83%80%EC%A7%9C/8880

5) 어떤 상황이 되어도 정중함을 잃지 마세요. 진심은 승리합니다.


가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흔히 진상 손님이라 부르죠. 그럴 때는 정중하고 명확하게 손님의 요구가 불합리한 이유를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아마 오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손님께서 이해를 하실 것이고요. 애초부터 예의 없는 손님의 터무니없는 요구였다면 이제부터 게임 시작이겠죠.

그냥 푸세식 공중변소에 신발을 빠뜨렸다고 생각하세요. 비싼 신발이라면 아쉽겠지만, 변소에 떨어진 신발을 어떻게 구할까요? 세상에 사람은 많고,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인간들 또한 비일비재합니다. 사장님의 손과 발을 더럽히지 마시고, 툭툭 털어내고 일어나세요. 사장님의 가치를, 브랜드의 가치를 모르는 인간에게 상처받지 마시고요.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너무 마음 쏟지 말자고요.

진심은 마지막에 승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쇼 비즈니스를 언제나 생각하시면서, 브랜드의 가치에 어울리는 친절함과 서비스를 보여주세요. 창업을 하셨다면 친절을 체화시키는 건 불가항력적입니다. 받아들이세요.

사장님께서 친절한 접객의 개념을 정립하셨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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